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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왕, FTX 공동창업자에서 내부고발자가 된 천재 프로그래머

wanbonga 2025. 6. 16. 16:22

개리 왕
개리 왕

서론

FTX 사태가 터졌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개리 왕이라는 사람의 존재였다. 샘 뱅크먼-프리드의 절친이자 FTX 공동창업자였는데, 결국 그를 고발한 핵심 증인이 됐거든. 처음에는 "배신자"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알아보니까 완전히 다른 스토리더라. MIT 출신 천재 프로그래머가 어떻게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고, 또 어떻게 그 회사의 몰락을 증언하게 됐는지 정말 흥미로운 케이스다.

MIT에서 만난 두 천재

개리 왕은 1992년 중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고학력자였는데, 아버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어머니는 통계학자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컴퓨터에 재능을 보였다. 중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코딩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2010년 MIT에 입학해서 수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바로 샘 뱅크먼-프리드였다. 둘은 같은 기숙사에 살면서 친해졌다.

뱅크먼-프리드는 왕보다 2살 많았지만, 둘 다 수학 천재였고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었다. 특히 게임 이론이나 확률론 같은 걸 좋아했다. 함께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도 많이 했다고 한다.

제인 스트리트에서의 첫 직장

2014년 MIT를 졸업한 후 왕은 제인 스트리트라는 금융회사에 취직했다. 이 회사는 고빈도 거래로 유명한 곳인데, 수학과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만 뽑는다.

왕은 거래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주식이나 채권을 1초에 수천 번씩 사고파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일이었다. 정말 복잡한 수학과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분야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뱅크먼-프리드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둘은 MIT 시절 친구에서 직장 동료가 된 거다. 함께 점심을 먹고, 퇴근 후에 게임도 하면서 우정을 이어갔다.

제인 스트리트에서 3년 정도 일하면서 왕은 금융 시장의 작동 원리를 배웠다. 특히 차익거래나 시장 효율성 같은 개념들을 실전에서 익혔다. 이 경험이 나중에 FTX를 만들 때 큰 도움이 됐다.

암호화폐의 기회를 발견하다

2017년쯤 되니까 암호화폐 시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새로운 코인들이 계속 나왔다. 왕과 뱅크먼-프리드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김치 프리미엄 같은 차익거래 기회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이 미국보다 10-20%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거든. 제인 스트리트에서 배운 차익거래 경험을 활용할 절호의 기회였다.

2017년 말, 뱅크먼-프리드가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알라메다 리서치라는 암호화폐 트레이딩 회사를 만들었다. 왕도 2018년에 제인 스트리트를 그만두고 합류했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처음부터 수익이 좋았다. 암호화폐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해서 차익거래로 큰 돈을 벌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FTX 창업의 아이디어

알라메다에서 트레이딩을 하면서 왕과 뱅크먼-프리드는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문제점을 많이 발견했다. 시스템이 자주 다운되고, 거래 속도도 느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불편했다.

"우리가 직접 거래소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2019년 초였다. 제인 스트리트에서 배운 기술력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거래소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왕이 기술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그는 거래소의 핵심 시스템인 매칭 엔진을 설계하고 구현했다. 1초에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시스템이었다.

2019년 5월, 드디어 FTX가 출시됐다. 처음에는 파생상품 거래에 특화된 거래소였는데, 기존 거래소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여줬다.

FTX의 폭발적 성장

FTX는 출시 초기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거래 속도가 빨랐고, 시스템이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이 좋았다. 왕의 기술력이 빛을 발한 거다.

특히 파생상품 거래 분야에서 혁신을 보여줬다. 기존에는 복잡하고 어려웠던 선물거래를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레버리지 토큰 같은 새로운 상품도 개발했다.

2020년 코로나 시기에 암호화폐 시장이 폭등하면서 FTX도 급성장했다. 거래량이 몇 달 사이에 수십 배로 늘어났다. 2021년에는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가 됐다.

왕은 CTO 역할을 맡아서 기술팀을 이끌었다. 서버 확장, 보안 강화, 새로운 기능 개발 등을 담당했다. FTX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핵심 인물이었다.

숨겨진 문제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FTX는 계속 성장했고,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계의 스타가 됐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쌓이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알라메다 리서치와의 관계였다. FTX와 알라메다는 별개 회사였지만, 실제로는 돈이 자유롭게 오고갔다. 왕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리스크 관리도 부실했다. 고객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일이 있었고, 내부 통제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왕은 기술에만 집중하느라 이런 문제들을 놓쳤다.

뱅크먼-프리드의 개인적인 투자나 정치 기부도 회사 자금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왕은 이런 일들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2022년, 모든 게 무너지다

2022년 11월, FTX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재무 상태가 부실하다는 보도가 나왔고, 고객들이 돈을 빼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거였다.

알라메다가 FTX 고객 자금을 빌려서 투자에 사용했는데, 그 투자가 실패하면서 거대한 손실이 발생한 거다. 고객들이 찾으려는 돈이 없어진 셈이었다.

왕은 이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단순한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고객 자금 유용이었던 거다.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큰 문제였다.

11월 11일 FTX가 파산 신청을 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320억 달러 기업가치의 회사가 무너진 거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파가 몰아쳤다.

검찰 수사와 협조

FTX 파산 직후 미국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고객 자금 유용, 사기, 자금세탁 등 여러 혐의가 제기됐다. 뱅크먼-프리드는 물론 왕도 수사 대상이 됐다.

2022년 12월, 왕은 검찰과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뱅크먼-프리드의 범죄에 대해 증언하겠다고 한 거다. 같은 시기에 알라메다 CEO였던 캐롤린 엘리슨도 협조했다.

왕의 결정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절친한 친구를 고발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하지만 왕은 "진실을 말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

2023년 10월 뱅크먼-프리드 재판에서 왕은 핵심 증인으로 출석했다. FTX와 알라메다 사이의 불법적인 자금 이동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다.

법정에서의 증언

왕의 증언은 재판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는 뱅크먼-프리드가 어떻게 고객 자금을 알라메다로 빼돌렸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백도어" 코드에 대한 증언이 충격적이었다. 알라메다가 FTX에서 무제한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특별한 권한을 코드로 만들어뒀다는 거였다. 왕이 직접 이 코드를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왕은 증언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절친한 친구를 고발하는 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사실대로 증언했다.

결국 뱅크먼-프리드는 유죄 판결을 받고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왕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상황과 미래

왕은 검찰과의 협조 대가로 가벼운 처벌을 받을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형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뱅크먼-프리드보다는 훨씬 적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큰 타격을 받았다. FTX 지분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었는데, 회사가 망하면서 모든 걸 잃었다. 명성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 젊다. 1992년생이니까 이제 30대 초반이다. 프로그래밍 실력은 여전히 뛰어나니까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을 거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당분간 활동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나 핀테크 같은 분야에서 말이다.

개인적인 면모

왕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뱅크먼-프리드처럼 미디어에 자주 나오거나 화려한 생활을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냥 조용히 코딩하는 걸 좋아하는 전형적인 프로그래머였다.

취미는 게임과 독서였다. 특히 체스를 좋아했는데, 온라인에서 상당한 실력자였다고 한다.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나서 전략 게임을 잘했다.

돈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FTX가 성공했을 때도 큰 집을 사거나 명품을 사는 대신 조용히 살았다. 이런 성격이 결국 양심의 소리를 듣게 만든 거 아닐까.

내가 보는 개리 왕

왕을 보면서 느끼는 건, 정말 복잡한 인물이라는 거다. 분명히 잘못을 했지만, 결국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기술적으로는 천재였다. FTX의 성공은 왕의 프로그래밍 실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거다. 하지만 비즈니스나 윤리적 측면에서는 미숙했던 것 같다.

친구를 고발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결국 옳은 선택을 했다고 본다. 계속 침묵했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겼을 수도 있거든.

FTX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에 큰 교훈을 남겼다. 기술만으로는 안 되고, 윤리와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다.

왕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모르겠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했을 거라고 본다. 다음에는 더 신중하고 윤리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아직 젊으니까 재기할 기회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