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온라인 쇼핑하다 보면 가끔 PayU라는 결제 서비스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전 세계적으로 꽤 큰 회사더라.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회사를 만든 사람이 폴란드 출신이라는 거다. 마시우스 포노스라는 사람인데, 솔직히 폴란드에서 글로벌 핀테크 회사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근데 찾아보니까 이 사람이 진짜 대단한 스토리를 갖고 있더라.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란 아이가 어떻게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을 만들게 됐는지 궁금해서 파봤다.
공산주의 폴란드에서 태어나다
마시우스 포노스는 197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그때 폴란드는 아직 공산주의 국가였다. 자유시장 경제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국영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였고, 어머니는 교사였다.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이었는데, 사실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계층 구분이 그리 명확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재능을 보였다. 특히 논리적 사고력이 뛰어났는데, 이게 나중에 프로그래밍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당시 폴란드에서는 컴퓨터 자체가 희귀한 물건이었다.
1989년, 포노스가 14살일 때 폴란드에 큰 변화가 왔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된 거다. 이 변화가 포노스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본주의를 배우는 시기
1990년대 초반 폴란드는 완전 혼란 상태였다. 기존 시스템이 무너지고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서는 과도기였거든.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기이기도 했다.
포노스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작은 물건들을 사고파는 일을 했는데, 이게 그의 첫 번째 사업 경험이었다.
1990년대 중반, 드디어 컴퓨터를 접하게 됐다. 학교에 몇 대의 PC가 들어왔는데, 포노스는 금세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은 바르샤바 공과대학교 컴퓨터 사이언스학과에 진학했다. 1990년대 후반이었는데, 마침 인터넷이 폴란드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인터넷 붐과 첫 창업
대학 시절 포노스는 인터넷의 가능성을 일찍 깨달았다. 1998년쯤 되니까 폴란드에서도 온라인 비즈니스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거든.
그때 친구들과 함께 첫 번째 회사를 만들었다. 웹사이트 제작 회사였는데,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폴란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일을 했다.
사업은 나름 잘 됐다. 당시 폴란드 기업들이 인터넷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웹사이트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거든. 그래서 주문이 꽤 들어왔다.
하지만 포노스는 더 큰 걸 꿈꾸고 있었다. 단순히 웹사이트만 만드는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 실제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이커머스의 가능성을 보다
2000년 대학을 졸업한 후, 포노스는 이커머스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서구에서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회사들이 성장하고 있었는데, 폴란드에는 비슷한 서비스가 없었다.
그래서 2001년에 알레그로(Allegro)라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베이의 폴란드 버전 같은 거였는데, 처음에는 그냥 취미 정도로 시작했다.
근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다. 폴란드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걸 신기해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결제 시스템이었다. 당시 폴란드에는 온라인 결제 인프라가 거의 없었거든. 대부분 현금이나 은행 송금으로 거래해야 했는데, 이게 너무 불편했다.
결제 문제의 해결책
포노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려면 간편한 결제 시스템이 필요했거든. 그런데 기존 은행들은 이런 서비스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2002년에 PayU를 만들었다. 온라인 결제 전문 회사였는데, 처음에는 알레그로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했다.
PayU의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사용자들이 미리 돈을 충전해놓고, 온라인 쇼핑할 때 그 돈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었다. 지금 보면 당연한 서비스 같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처음에는 기술적 문제가 많았다. 보안도 문제였고, 서버도 자주 다운됐다. 하지만 포노스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개선해나갔다.
폴란드에서 성공하다
2003년쯤 되니까 PayU가 폴란드에서 제법 알려지기 시작했다. 알레그로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도 PayU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사용자들도 편리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은행 송금보다 훨씬 빠르고 간단했거든. 특히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았다.
2005년에는 폴란드 최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이 50% 넘었다고 한다. 불과 3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이때부터 해외 진출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폴란드에서 성공한 모델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특히 동유럽 국가들이 비슷한 상황이었거든.
동유럽으로 확장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첫 번째 타겟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였다. 폴란드와 비슷한 경제 수준이었고, 온라인 결제 인프라도 부족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각 나라마다 법규가 다르고, 은행들과 협상하는 것도 복잡했다. 언어 문제도 있었고.
그래도 차근차근 해나갔다. 현지 파트너를 찾고,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각국 규정에 맞게 서비스를 조정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점차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러시아에도 진출했다. 러시아는 시장 규모가 컸지만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PayU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
2010년쯤 되니까 글로벌 투자자들이 PayU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유럽 핀테크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 거다.
여러 투자사들이 접촉해왔는데, 그 중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스퍼스(Naspers)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나스퍼스는 이미 중국의 텐센트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올린 회사였다.
2012년, 나스퍼스가 PayU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억 달러 규모였다고 한다. 포노스는 엄청난 부를 손에 쥐게 됐다.
하지만 포노스는 여기서 그만두지 않았다. 나스퍼스 산하에서 PayU의 글로벌 확장을 계속 이끌어나갔다. CEO로 남아서 회사를 더 키우기로 한 거다.
아시아와 남미로
나스퍼스 인수 후 PayU는 아시아와 남미로 사업을 확장했다. 인도, 브라질, 터키 같은 신흥시장에 진출한 거다.
이런 나라들은 폴란드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는데 온라인 결제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였다. PayU가 들어갈 틈새가 있었던 거다.
특히 인도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인도의 이커머스 붐과 맞물려서 PayU가 급성장했다. 지금은 인도 최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PayU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핀테크 혁신의 선두주자
2010년대 중반부터 PayU는 단순한 결제 서비스를 넘어서 종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대출, 투자, 보험 같은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시작한 거다.
포노스는 "금융의 민주화"를 계속 강조했다. 은행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철학이었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이런 서비스가 큰 반응을 얻었다. 기존 은행들이 소외한 계층들이 PayU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거다.
AI와 빅데이터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사용자의 결제 패턴을 분석해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개인적인 면모
포노스는 억만장자가 됐지만 생활은 비교적 소탈한 편이라고 한다. 여전히 바르샤바에 살면서 회사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가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데, 가능한 한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갖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취미는 독서와 등산이다. 특히 경제학이나 기술 관련 책을 즐겨 읽는다고. 등산은 스트레스 해소용인데, 폴란드 산속에서 자주 하이킹을 한다.
사회 공헌에도 관심이 많다. 폴란드의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펀드를 만들어서 후배 기업가들을 돕고 있다.
내가 보는 마시우스 포노스
포노스를 보면서 느끼는 건, 정말 시대의 변화를 잘 읽었다는 거다.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딱 맞는 사업을 한 거니까.
특히 문제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뛰어나다. 폴란드의 열악한 결제 인프라를 문제로 보지 않고 기회로 본 게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인상적이다. 무작정 선진국에 진출하지 않고, 자신들과 비슷한 상황의 신흥시장을 공략한 게 현명했다.
물론 운도 따랐다. 나스퍼스 같은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붐이 일어난 시기와도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대단하다. 초기에 기술적 문제가 많았을 때도, 해외 진출이 어려웠을 때도 계속 밀어붙인 정신력이 인상적이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자란 아이가 글로벌 핀테크 기업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도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