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공유경제의 선구자, 브라이언 체스키의 등장
집세도 못 낼 정도로 가난했던 청년이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가가 되었을까? 브라이언 체스키의 이야기는 정말 영화 같다. 1981년 뉴욕 주 니스카유나에서 태어난 그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아이였다. 부모님은 사회복지사였고, 어릴 때부터 창의적인 면은 있었지만, 특별히 사업가가 될 거라는 징조는 없었다. 오히려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고, 체육에도 소질이 있었다. 하지만 진로를 정할 때는 결국 디자인을 선택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이때 배운 디자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훗날 큰 도움이 되었다. 디자인 스쿨에서는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졸업 후엔 LA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평범한 직장인 생활이었지만, 나름 안정적인 삶이었다. 그런데 2007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면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룸메이트 조 게비아와 함께 살았는데, 둘 다 돈이 없었다. 집세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었으니까. 샌프란시스코 집값이 워낙 비싸서 젊은 직장인들에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체스키는 자신이 훗날 수십억 달러 기업의 CEO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이 때로는 가장 큰 동력이 되기도 한다. 절박함이 창의성을 낳는다고 할까? 체스키의 경우가 딱 그랬다. 실리콘밸리 특유의 도전 정신과 혁신 문화도 그에게 영향을 줬을 것이다. 주변에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바로 이런 환경이 그의 기업가 정신을 자극했을 것이다.
에어매트리스에서 시작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덴버에서 말이다. 그런데 호텔이 모자랐다. 수만 명이 몰려들었는데 숙박시설이 부족했던 것이다. 바로 그 시기에 체스키와 게비아는 집세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1175달러짜리 집세를 내기가 빠듯했거든. 그때 게비아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 집에 에어매트리스 깔고 사람들 재워주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정말 단순한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함이 때로는 혁신의 시작이 된다. 그래서 에어매트리스 3개를 거실에 깔았다. 아침밥도 해줬다. 팝타르트와 시리얼 정도였지만. 'Air Bed and Breakfast' - 에어비앤비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하루에 80달러씩 받았다고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혁명의 시작이었다. 첫 번째 게스트는 30세 인도계 남성이었고, 두 번째는 35세 여성이었다. 이들과 대화하면서 체스키는 뭔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초기에는 정말 힘들었다. 투자받기도 어려웠고, 생활비 벌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했다. 시리얼 상자까지 팔았으니까. 오바마와 맥케인 캐릭터가 그려진 시리얼 상자를 만들어서 개당 40달러에 팔았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당시엔 정말 절실했을 것이다. 벤처캐피털들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남의 집에서 자겠다고? 그게 사업이 될까?"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체스키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개선해나갔다.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고, 불편한 점을 듣고, 하나씩 고쳐나갔다. 프로그래머 네이던 블레차지크도 합류하면서 팀이 완성되었다. 이들은 정말 발로 뛰는 창업을 했다. Y컴비네이터에 들어간 것도 큰 전환점이었다.
현대 기업가들이 배워야 할 체스키의 성공 철학
체스키에게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우선, 문제를 기회로 보는 시각이다. 호텔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숙박 공유 서비스라는 기회로 바꿔낸 것처럼 말이다. 남들이 불편해하는 상황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낸 것이다. 이런 관점의 전환이 혁신의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고객 중심적 사고. 그는 항상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였다. 초기에 뉴욕 호스트들을 직접 만나러 다닌 것도 그런 이유다. 비행기 표 값도 아까웠을 텐데,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촬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것도 호스트들을 도우려는 마음에서였고, 이게 예약률 2배 상승으로 이어졌다. 작은 배려가 큰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또 하나는 끈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2009년 한 주 매출이 200달러밖에 안 될 때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열심히 일했다. 폴 그레이엄이 "죽지 않을 만큼만 성장하라"고 조언했을 때도 절망하지 않았다. 지금 에어비앤비는 22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숙박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텔에서 자는 게 전부가 아니라, 현지인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줬으니까. "속해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핵심 가치다. 체스키는 요즘 지속가능한 여행에도 관심이 많다. 단순히 돈 버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려고 한다. 코로나19 때는 호스트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런 모습이 진짜 리더의 모습 아닐까? 결국 성공하는 사업가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끈질긴 실행력, 그리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체스키의 스토리가 이 모든 걸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