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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히드 칸, 파키스탄 이민자에서 미국 꿈을 이룬 억만장자

wanbonga 2025. 6. 14. 19:37

샤히드 칸
샤히드 칸

서론

TV에서 NFL 경기 보다가 잭슨빌 재규어스 팀 오너가 파키스탄 출신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샤히드 칸이라는 사람인데, 처음에는 "아, 또 중동 오일머니로 팀 산 거구나" 싶었다. 근데 찾아보니까 완전 다른 스토리였다. 이 사람이 미국에 올 때 가져온 돈이 16달러였다는 거다. 16달러! 지금으로 치면 뭐 100달러 정도? 그 돈으로 어떻게 NFL 팀까지 샀는지 정말 궁금해서 파보게 됐다.

라호르 출신 평범한 집 아이

샤히드 칸은 1950년에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건설업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렇다고 엄청 부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냥 우리로 치면 중산층 정도?

어릴 때부터 미국에 가고 싶어했다고 한다. 1960년대만 해도 파키스탄에서는 미국이 진짜 꿈의 나라였잖아. 아버지도 "미국 가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더라.

학교 다닐 때는 수학이나 과학을 잘했다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했는데, 그때 파키스탄에서는 의사 아니면 엔지니어가 되는 게 출세하는 길이었거든. 근데 진짜 목표는 미국 유학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아버지 사업이 그럭저럭이었지, 미국 유학비까지 댈 정도는 아니었거든.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에 참 대단했던 것 같다.

겨우 16달러 들고 미국행

1967년, 17살 때 드디어 미국에 갔다. 일리노이 대학교 공대에 입학했는데... 가져간 돈이 16달러였다. 진짜 말이 안 되는 금액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것만 해도 돈이 들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하다. 아니 16달러로 뭘 어쩌려고 했던 걸까? 젊은 패기라고 해야 하나. "일단 가면 뭔가 방법이 있겠지" 이런 생각이었나 보다.

당연히 도착하자마자 현실을 깨달았을 거다. 기숙사비, 학비, 생활비... 모든 게 돈이었으니까. 그래서 바로 일자리부터 찾기 시작했는데, 당시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거든.

다행히 대학 식당에서 설거지 일을 구했다. 시급이 1.2달러였다는데, 그때로서는 나쁘지 않았나 보다. 하루에 몇 시간씩 설거지하면서 근근이 버텼다.

대학 시절, 고난의 시간

일리노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솔직히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낮에는 수업 듣고, 저녁에는 설거지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잠은 언제 잤을까?

영어도 문제였을 거다. 아무리 기본적인 영어를 할 수 있다고 해도,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했을 테니까. 교수 말의 절반도 못 알아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녹음기 사서 강의 녹음하고, 밤에 반복해서 들으면서 공부했다고.

돈은 항상 부족했다. 설거지만으로는 모든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주말에는 다른 아르바이트도 했다. 잔디 깎기, 페인트칠, 이사 도우미... 뭐든지 했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는 안 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파키스탄 돌아가야 하는데, 그럼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음,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하긴 하다.

첫 직장에서 배운 것들

1971년에 졸업하고 플렉스-엔-게이트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에 취직했다. 연봉이 17,000달러였는데, 당시로서는 괜찮은 조건이었나 보다. 4년간 고생한 보람이 있었달까.

이 회사가 자동차 범퍼 만드는 곳이었는데, 그리 큰 회사는 아니었다. 직원이 100명 정도? 그냥 평범한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칸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엔지니어였다.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고객사 미팅하고... 일반적인 업무들이었는데, 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회사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특히 비즈니스 쪽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왜 이 제품이 잘 팔리지?",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뭐지?" 이런 걸 계속 생각했다는데, 엔지니어치고는 좀 특이한 관점이었던 것 같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회사가 안 들어줘

몇 년 일하다 보니까 회사에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범퍼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칸이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냈다. 더 간단하고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좋은 방법을 말이다. 당연히 회사에 제안했는데... 반응이 별로였다.

"지금도 충분히 잘 되고 있는데 굳이?"라는 식이었다고. 전형적인 중소기업 마인드였던 것 같다. 변화를 싫어하고, 안전한 길만 가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때 칸이 생각한 게 "그럼 내가 직접 해보면 어떨까?"였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다. 안정적인 직장 그만두고 창업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데. 특히 이민자 신분으로는 더 그랬을 테고.

범퍼 웍스, 진짜 작은 시작

1978년에 드디어 회사 그만두고 범퍼 웍스를 차렸다. 거창한 이름이지만 실상은 정말 작았다. 직원도 칸 혼자였고, 공장이라고 해봐야 작은 창고 수준이었다.

돈은 어떻게 마련했냐면, 집을 담보로 대출받았다고 한다. 5만 달러 정도였는데, 지금 기준으로도 별로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처음 몇 달은 정말 막막했을 거다. 고객도 없고, 주문도 없고. 매일 공장에 나가서 샘플이나 만들고, 영업 전화 돌리는 게 전부였다. 아내도 "이게 과연 될까" 싶어했다고.

그래도 플렉스-엔-게이트에서 쌓은 인맥이 도움이 됐다. 조금씩이나마 고객을 늘려갔고, "품질 좋고 가격 싼" 제품이라는 평판을 쌓아갔다. 뭐, 처음에는 정말 조금씩이었다. 

1980년대, 기회가 왔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자동차 업계에 변화가 생겼다. 일본 차들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거다. 토요타, 혼다, 닛산... 이런 회사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본 회사들한테 적극적으로 영업을 했는데, 기존 미국 부품업체들보다 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특히 토요타와 계약 맺은 게 전환점이었다. 토요타가 품질 관리로 유명한 회사잖아. 거기 기준을 통과했다는 건 다른 회사들한테도 신뢰의 증거가 된 거다.

그때부터 매출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직원도 늘리고, 공장도 확장하고. 1980년대 말에는 직원이 100명 넘고 연매출도 수천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뭐, 정확한 숫자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엄청 성장했다는 거다.

그리고 반전, 예전 회사를 사다

1991년에 진짜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예전에 다니던 플렉스-엔-게이트가 매물로 나온 거다. 기존 오너가 은퇴하면서 회사를 팔려고 했는데, 칸이 "내가 사겠다"고 나선 거다.

이거 정말 아이러니하다. 20년 전에는 그 회사 말단 엔지니어였는데, 이제는 회사 전체를 사려고 하다니. 인수가가 1억 6천만 달러였다는데, 정말 큰 결정이었을 거다.

주변에서는 "무리하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도 있었다고. 범퍼 웍스도 아직 그리 큰 회사는 아니었거든. 하지만 칸은 확신이 있었나 보다. 두 회사 합치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본 거다.

실제로 인수 후에 효과가 좋았다. 플렉스-엔-게이트의 고객들과 범퍼 웍스의 기술을 결합해서 더 큰 시장을 노릴 수 있었거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큰 회사가 되기 시작했다.

이제 NFL 팀이 갖고 싶다

2000년대 들어서서 칸 개인 재산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2010년 즈음에는 순자산이 40억 달러 넘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정도 되면 상상이 안 된다. 16달러로 시작해서 말이다.

돈을 많이 벌고 나니까 새로운 꿈이 생겼나 보다. NFL 팀을 사고 싶어했다. 미국에서 스포츠팀 소유는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거든.

처음에는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사려고 했다. 2010년에 7억 5천만 달러까지 불렀는데 결국 못 샀다. 다른 사람한테 넘어갔거든. 좀 아쉬웠을 것 같다.

그러다가 잭슨빌 재규어스가 매물로 나왔다. 2011년이었는데, 기존 오너가 팀을 팔려고 했다. 재규어스는 작은 시장 팀이라 그리 인기는 없었지만, 칸은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봤나 보다.

드디어 NFL 팀 오너가 되다

2012년 1월에 드디어 재규어스 인수가 성사됐다. 7억 7천만 달러였는데, 칸은 NFL 역사상 최초의 파키스탄계 팀 오너가 됐다.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아메리칸 드림의 완성", "이민자가 이룬 놀라운 성취" 이런 식으로 보도됐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국민적 영웅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팀 운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재규어스가 원래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팀이었거든. 팬들도 별로 없었고, 홈경기인데도 관중석이 텅텅 비는 경우가 많았다.

칸은 팀 개선을 위해 돈을 많이 쏟아부었다. 새로운 코치 영입하고, 좋은 선수들 데려오고, 경기장 시설도 개선하고. 하지만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영국 축구팀까지

2013년에는 영국 축구팀 풀럼 FC도 샀다. 2억 달러 정도 줬는데, 이것도 화제였다. 미국 스포츠팀에 이어 유럽 축구팀까지 소유하게 된 거니까.

근데 풀럼은 더 문제였다. 프리미어리그 팀이었는데 강등 위기에 처해 있었거든. 칸이 인수한 지 몇 달 만에 2부 리그로 떨어졌다. 팬들은 "새 오너가 축구를 모른다"며 비판했다.

이때 좀 당황했을 것 같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스포츠는 또 다른 영역이거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투자했다. 몇 년 후에는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오긴 했지만.

자선활동도 하고

칸이 돈을 많이 벌고 나서 자선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교육 쪽에 관심이 많은데, 모교인 일리노이 대학교에 25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이민자 지원도 하고 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장학금 주거나 창업 자금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뭐,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건 좋은 일이로 보인다.

파키스탄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더라. 학교 짓고, 병원 짓고... "고향에 보답한다"는 마음인가 보다.

코로나19 때도 지역 병원들에 의료장비 기부하고, 소상공인들 도와주고 그랬다고 한다. 

비판도 있긴 하다

물론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비판은 스포츠팀 운영 관련이다. 팀을 인수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큰 성과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규어스 팬들은 "오너가 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좋은 선수를 안 데려온다거나, 코칭스태프 선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들이다.

또한 "너무 많은 분야에 손을 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 부품, 스포츠팀, 부동산, 요트까지...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뭐, 돈이 많으면 이것저것 하고 싶겠지만.

그래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비판이 있긴 하지만 칸은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민자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실제로 많은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칸을 롤모델로 여기고 있다. 특히 남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우리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인 셈이니까.

정치적으로는 그리 목소리를 내지 않는 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기부를 하고 있어서, 특정 정치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사업가로서는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내가 보는 샤히드 칸

이렇게 샤히드 칸에 대해 알아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진짜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었다. 16달러로 미국에 와서 설거지를 하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대단하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 NFL 팀 인수가 실패했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다른 기회를 찾았잖아. 이런 끈질김이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

근데 한 가지 아쉬운 건, 스포츠팀 운영에서는 좀 아마추어 같다는 느낌이다. 사업은 잘하는데 스포츠는 또 다른 영역이구나 싶다. 돈만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 같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자수성가로 이 정도까지 올라온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 게다가 이민자 신분으로 미국에서 이런 성공을 거뒀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요즘 이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칸 같은 사람을 보면 이민자들도 충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더 큰 기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칸이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할지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 이미 70대가 넘었지만 아직도 뭔가 더 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니까. 16달러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니까, 또 어떤 놀라운 일을 해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