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손정의,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일본 최고의 투자왕

wanbonga 2025. 6. 21. 21:20

손정의
손정의

서론

손정의를 처음 알게 된 건 알리바바 투자 얘기 때문이었다. 2000년에 2000만 달러 투자해서 수조원을 벌었다는 전설적인 스토리 말이다. 그때는 그냥 "운 좋은 일본 사업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한국 출신이더라. 정확히는 재일교포 3세인데,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뿌리는 한국이다. 이 사람이 어떻게 일본 최고의 투자가가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전 세계 IT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거물이 됐는지 정말 흥미로웠다.

재일교포 3세, 차별 속에서 자란 어린 시절

손정의는 1957년 일본 큐슈 지역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 1세였고, 손정의는 3세였다. 본명은 손정의(孫正義)인데, 어릴 때는 일본 이름인 야스모토 마사요시로 살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50-60년대 일본에서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이 심했거든. 학교에서도 "조센진"이라는 차별적 호칭을 들으며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손정의를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

아버지는 작은 사업을 했는데, 파칭코 관련 일이었다고. 재일교포들이 많이 하는 업종이었지만 그리 부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교육만이 살 길"이라며 손정의 교육에 정말 신경썼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손정의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고. 특히 위인전을 좋아했는데, 사카모토 료마 같은 일본 역사 인물들에게 감명받았다고 한다. "나도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중학교 때 큰 결심을 했다. 아버지에게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한 거다. 당시로서는 정말 파격적인 요구였는데, 아버지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보내줬다고 한다.

16세에 혼자 미국으로 갔다. 언어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혼자 살아야 했는데, 정말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손정의는 "이게 내 인생을 바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고.

UC 버클리에서 만난 컴퓨터와의 운명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1975년 UC 버클리에 입학했다. 전공은 경제학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하게 됐다. 1970년대 중반이니까 컴퓨터가 정말 희귀하던 시절이었다.

손정의는 컴퓨터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한다. "이게 미래를 바꿀 기술"이라고 직감했다고. 그래서 경제학 공부하면서도 컴퓨터 관련 수업을 많이 들었다.

대학 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가 전자 번역기였는데, 일본어-영어 번역기를 만들어서 일본에 팔겠다는 아이디어였다. 당시로서는 정말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번역기 개발을 위해 샤프와 계약을 맺었는데, 1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대학생이 100만 달러를 번 거였으니까 정말 대단했다. 이때부터 "사업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손정의가 정말 놀라운 건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었다. 1970년대 후반에 이미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거든. 그래서 컴퓨터 관련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1980년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차례였다. 당시 나이가 23세였는데, 패기와 비전으로 가득한 젊은 사업가였다.

소프트뱅크 창업

1981년 손정의는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였는데, 미국에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사와서 일본에 파는 사업이었다.

당시 일본 컴퓨터 시장은 IBM이나 후지쯔 같은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손정의는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온다"며 다른 전략을 택했다. 정말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소프트뱅크 초기에는 정말 어려웠다고. 직원도 몇 명 없었고, 사무실도 작았다. 손정의가 직접 영업을 다니면서 소프트웨어를 팔았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프트뱅크도 같이 성장했다. 손정의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거다.

출판업 진출과 미디어 제국 건설

1980년대 후반 손정의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다. 바로 출판업이었다. 컴퓨터 관련 잡지를 만들기 시작한 거였는데, 이게 또 대박이 났다.

특히 PC 잡지들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일본에서 개인용 컴퓨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관련 정보를 얻을 곳이 별로 없었거든. 소프트뱅크 잡지들이 그 틈새를 메운 거다.

1990년대 들어서는 게임 잡지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닌텐도나 세가 게임기가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게임 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소프트뱅크가 만든 "패미통"이라는 게임 잡지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부터 손정의는 "정보"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큰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운 거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인터넷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손정의는 또 한 번 미래를 내다봤다. "인터넷이 모든 걸 바꿀 것"이라고 확신하고 관련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1995년 야후 재팬을 설립했다. 미국 야후와 합작으로 만든 회사였는데,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포털 사이트였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뭐가 돈이 되겠어"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손정의는 확신을 갖고 투자했다.

통신업 진출

2000년대 들어서 손정의는 또 다른 큰 도전을 했다. 바로 통신업 진출이었다. 일본 통신시장은 NTT가 독점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정면으로 도전한 거였다.

2004년 일본텔레콤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통신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통신사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았다. 인프라도 부족했고, 고객들도 기존 업체들을 더 신뢰했거든.

그런데 2008년 아이폰이 일본에 출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손정의는 애플과 독점 계약을 맺고 소프트뱅크에서만 아이폰을 팔기로 한 거다. 이게 정말 탁월한 판단이었다.

아이폰 덕분에 소프트뱅크 가입자가 급증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았는데, "아이폰 쓰려면 소프트뱅크"라는 인식이 생긴 거다. 손정의의 또 다른 성공이었다.

글로벌 투자가로의 변신

2010년대부터 손정의는 본격적인 투자가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를 단순한 통신회사가 아니라 "투자 회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첫 번째 대박 투자가 알리바바였다. 2000년에 마윈을 만나서 2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게 나중에 수조원 가치가 됐다. "투자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은 계기였다.

손정의는 알리바바에 투자할 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마윈을 처음 만났을 때 5분 만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사업 계획서도 제대로 안 봤는데 그냥 직감으로 투자했다는 거다. 정말 대단한 판단력이었다.

알리바바 성공 후 손정의는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니콘" 스타트업들에 집중했다. 우버, 위워크, 그랩 같은 회사들에 수십억 달러씩 투자했다.

2017년에는 비전 펀드라는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만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돈을 모아서 전 세계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 펀드였다.

비전 펀드를 통해 손정의는 정말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바이오텍, 핀테크... 거의 모든 분야의 혁신 기업들에 손을 뻗었다.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투자

하지만 모든 투자가 성공한 건 아니었다. 특히 위워크 투자가 큰 실패였다.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회사가 거의 망할 뻔했거든. 손정의도 "내 인생 최악의 투자"라고 인정했다.

다른 투자들도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우버는 성공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고, 여러 스타트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손정의의 투자 철학에 대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정의는 포기하지 않았다. "투자는 장기전"이라며 계속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AI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한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비전

요즘 손정의가 가장 관심 갖고 있는 건 인공지능이다.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혁명"이라고 보고, 관련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ARM이라는 반도체 설계 회사를 2016년에 320억 달러에 인수했다. ARM은 스마트폰 칩의 90% 이상에 사용되는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인데, 손정의는 "AI 시대의 인텔"이 될 거라고 봤다.

최근에는 ChatGPT로 유명해진 생성형 AI에도 투자하고 있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10년 내에 나올 것"이라며 관련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손정의의 AI에 대한 비전은 정말 거대하다. "AI가 인간보다 1만 배 똑똑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좀 과장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동안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온 손정의니까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AI 투자도 쉽지 않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경쟁도 치열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들도 AI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거든. 손정의도 "AI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을 넘어 아시아의 리더로

손정의는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인도, 동남아시아 스타트업들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거든.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쿠팡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네이버와도 협력하고 있다. "내 뿌리는 한국"이라며 한국 기업들에 대한 애정을 자주 표현한다.

또한 젊은 아시아 기업가들을 키우는 데도 관심이 많다. 손정의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리더들을 교육하고 있다. "아시아의 미래를 만들어갈 사람들"이라고 보고 있다.

영원한 도전자, 손정의

손정의를 보면서 느끼는 건, 정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이미 60대 중반인데도 여전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에 관심이 가득하다. 은퇴를 생각할 나이인데 오히려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300년 비전"이라는 걸 자주 얘기한다. 소프트뱅크가 30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는 거다. 좀 황당하게 들리지만, 손정의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는 꽤 검소하게 산다고 한다. 억만장자지만 화려한 생활보다는 일에 집중한다고. 취미는 독서와 골프 정도라고 하는데, 그것도 사업 관련 모임이 많다고.

가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내와 두 딸이 있는데, 바쁜 중에도 가족과의 시간을 꼭 갖는다고 한다. "가족 없이는 성공도 의미없다"고 말한다.

건강 관리에도 신경쓴다. 몇 년 전 암 수술을 받은 후로 더욱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아직 할 일이 많다"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손정의의 가장 큰 업적은 역시 "미래를 읽는 능력"이다.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AI까지. 매번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남들보다 빨리 포착했다. 이런 통찰력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인 것 같다.

또한 "글로벌 관점"도 인상적이다. 일본이라는 작은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세계를 무대로 생각했다. 재일교포라는 정체성이 오히려 국경을 넘나드는 사고를 갖게 한 것 같다.

물론 모든 투자가 성공한 건 아니다. 위워크 같은 실패 사례도 있고, 비전 펀드 성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투자의 신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성과를 보여줬다.

앞으로 손정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다. AI 시대에 또 한 번 대박을 낼지, 아니면 세대교체의 시간이 왔는지. 어쨌든 그의 다음 행보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재일교포에서 시작해서 일본 최고의 투자가가 된 손정의. 그의 스토리는 정말 드라마틱하다.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진정한 성공 사례인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도 자랑스러운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