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로베르트 겐츠(Robert Gentz)는 유럽 최대의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잘란도(Zalando)’의 공동 창업자로, 유럽 온라인 쇼핑의 판도를 바꾼 선구자 중 한 명이다. 2008년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한 잘란도는 초기에는 단순한 온라인 신발 판매 사이트에 불과했지만, 겐츠의 전략적인 운영과 기술 혁신을 통해 오늘날 유럽 전역에 걸친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특히 그는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 중심 운영, 유럽 시장 특성에 맞는 전략을 결합하여 잘란도를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냈으며, 유럽 이커머스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인사이트와 스타트업 도전
로베르트 겐츠는 독일의 명문 비즈니스 스쿨 WHU 오토바이셤 경영대학(Wirtschaftshochschule Koblenz)에서 수학했고, 이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국제경영 경험을 쌓으며 글로벌 마인드를 다졌다. 그가 대학 시절부터 함께 창업의 꿈을 키워온 친구 다비드 슈나이더(David Schneider)와 함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미국의 Zappos 성공 사례였다.
Zappos처럼 고객 중심적인 운영이 유럽에서도 통할 것이라 판단한 그는, 독일 내 온라인 신발 쇼핑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2008년 잘란도를 설립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이커머스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단계였고, 특히 패션 분야는 오프라인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겐츠는 이런 틈새를 파고들었고, ‘무료 반품’, ‘간편한 결제 시스템’, ‘현지 맞춤 배송’ 등의 차별화 전략으로 빠르게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독일 내에서 신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점차 의류, 액세서리, 뷰티 제품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인접 국가로 빠르게 확장해나갔다. 로베르트 겐츠의 탁월한 기획력과 현지화 전략이 유럽 전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잘란도는 단숨에 ‘유럽판 아마존 패션’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기술과 데이터 중심 운영으로 차별화
로베르트 겐츠는 단순히 패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기반의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잘란도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맞춤형 추천 시스템, 재고 예측 기술, 물류 자동화 등을 적극 도입하여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높였다.
그는 특히 ‘Zalando Smart Logistics’ 시스템을 통해 주문 처리 속도를 단축하고, 유럽 내 10여 개국 이상에 이르는 복잡한 물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최적화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분석하고, 그 데이터를 브랜드 및 셀러와 공유함으로써 사용자-판매자 간 시너지를 높이는 플랫폼 중심 구조로 변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는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Sustainability Strategy 2023’을 발표하고, 친환경 포장, 재활용 제품군 확대, 윤리적 제조 기준을 도입했다. 로베르트 겐츠는 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을 실천하며, 기업의 ESG 가치 또한 강화해 나갔다.
유럽 유니콘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잘란도는 2014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하면서 정식으로 유럽 유니콘 기업에서 퍼블릭 컴퍼니로 전환되었다. 상장 직후 기업가치는 수십억 유로에 달했으며, 유럽 내 가장 성공적인 테크 상장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로베르트 겐츠는 상장 이후에도 공동 CEO로서 경영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기업의 비전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빠르게 대응 전략을 세워, 재고 관리 시스템을 개편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온라인 수요 증가를 기회로 삼아 매출을 오히려 상승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환경에서 잘란도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었고, 유럽 전역의 4천만 명 이상 고객을 확보한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브랜드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며 외부 브랜드들이 잘란도 플랫폼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Zalando Partner Program’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잘란도는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유럽 패션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 중이다. 로베르트 겐츠는 이러한 비전 아래 다양한 파트너사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결론: 유럽 디지털 패션 산업의 개척자
로베르트 겐츠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아닌, 유럽 디지털 패션 시장을 개척하고 플랫폼 경제의 가능성을 실현한 혁신가다. 그의 철저한 사용자 중심 전략,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운영,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은 잘란도를 유럽 최고의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앞으로도 그는 디지털 패션과 AI 기반 추천 기술,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을 통해 유럽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